서울 하월곡동에서 ‘화평동 왕냉면 & 황제갈비(www.foodcore.net)’ 월곡점을 운영하는 이철우(40) 사장은 “한창 피가 끓었던 젊은 시절을 되새겨 보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고 말한다.

지금부터 약 10년 전, 말끔한 양복 차림에 넥타이로 무장하고 을지로의 금융가에서 잘나가던 직장인 이철우 사장은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를 맞았다. 사상 초유의 외환위기 사태가 우리나라의 경제를 휘청거리게 만들었던 시기다.

금융권은 물론이고 수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일거에 실업자를 쏟아냈다. 다행히 이 사장은 회사에 남아 있을 수 있어 절박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불투명한 미래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금융권의 상황은 계속 악화일로에 있었고 한·일 월드컵 열기가 한창 고조됐던 2002년 이 사장은 결국 10년 동안 열심히 일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게 됐다.

직장 생활이 몸에 밴 터여서 직장을 알아보았고 건설 회사와 유통 회사에서 3년 정도 다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꾸 직장을 옮겨 다니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손에 쥔 돈은 없지만 젊은 용기로 외식업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경기도 안산으로 내려가 고깃집을 개업했다. 흔히 말하는 개업발이었는지 영업은 순조로웠다. 상상외로 매출도 올라가고 일하는 신바람이 났다. 몇 개월 지나지 않아 5000원대 고기 뷔페, 3300원대 돼지고기 전문점들이 들어왔다. 이렇게 되자 6개월도 지나지 않아 현상 유지도 힘든 상황이 됐고 다시 한 번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상권 특성 활용 전략 ‘적중’

점포를 내놓자 화평동 왕냉면&황제갈비를 운영하는 체인본부가 점포를 계약하고 상권 조사에서부터 오픈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가맹점 오픈의 기초를 다지기 시작했다. 가게를 내놓고 나가는 사람과 새로 들어오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새로 만나는 순간이었다. “체인점 치고는 체계적으로 관리를 잘하고 있구나”라고 판단돼 다음번에 인연을 한번 맺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점포를 팔려고 하던 사람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다시 계약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왠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처럼 보였다. 그러나 결국 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계약을 하고 지난 2005년 6월 현재의 장소에 하월곡점을 오픈하게 됐다.

여기저기로 흩어졌던 돈을 긁어 모아보니 약 1억5000만 원 정도 되었다. 100㎡ 정도인 월곡점을 오픈하기에 빡빡한 비용이었다. ‘안되면 되게 하라’는 신념으로 밀어붙였다. 화평동 왕냉면 & 황제갈비 본사에서도 적극 지원해 주었다.

월곡점은 상권 자체가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하다 보니 가족 고객이 주를 이루는 곳이었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와 일반 주택을 합쳐 1만여 가구가 살고 있어 오로지 가족 고객만을 위한 판촉 활동이 필요한 지역이었다.

금융권에서 배운 서비스 정신과 꼼꼼함, 안산에서 무모하게 시도했던 고깃집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사장 만의 독특한 노하우를 전개했다. 즉, ‘아이들은 내 아이들 같이, 어르신은 내 부모님 같이’라는 생각을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몸소 실천에 옮겼다. 이러한 서비스는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가족 고객이 많은 월곡점은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고객들의 큰목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이 사장이 알아서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이다.

한 번은 고객이 돼지갈비를 주문했는데 막상 상에 나간 것은 황제갈비였다. 고객이 직원에게 항의하며 먹지 않고 나가겠다고 항의했다. 이때 이 사장은 고객에게 “걱정 마시고 드십시오. 돼지갈비 값만 받겠습니다”라고 말하고 계산할 때 돼지갈비 값만 받았다. 다음날 이 고객은 식구들을 모두 데리고 다시 방문해 황제갈비를 맛있게 먹고 갔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이 고객과 이 사장은 가족끼리 여행도 함께 떠나는 등 둘도 없는 친한 이웃이 됐다. 이 사장의 운영 철학을 보여주는 예다.

“가족 고객이 많은 점포이다 보니 화목한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이 사장은 “어려운 시기를 겪어본 사람만이 정말로 어려운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는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잠시 과거의 어려운 시절을 회상했다. q

돋보기│자영업 절세 전략 ABC(18) - 바뀌는 세법

성실 자영업자 혜택 ‘푸짐’

올해는 자영업자가 꼭 알아두어야 할 세법 가운데 몇 가지가 바뀌었다. 우선 소득세 부과 구간을 자영업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도록 개정됐다.

과세표준(매출, 매입, 인건비, 가족 공제 등)의 구간이 1200만 원(종전 1000만 원) 이하면 8%, 1200만~4600만 원(종전 1000만~4000만 원)이면 17%, 4600만~8800만 원(종전 4000만~8000만 원)이면 26%, 8800만 원(종전 8000만 원) 초과 시 35%의 세율이 적용된다.

또 성실 자영업자에 대한 의료비 및 교육비 공제가 허용된다. 성실 자영업자란 신용카드 가맹점 등이면서 복식장부로 기장해 신고, 사업용 계좌 개설 통장으로 사용한 금액이 3분의 2 이상 실제 사용, 전년 대비 수입 금액이 1.2배 초과해 신고, 3년 이상 계속해 사업을 영위한 자영업자, 최근 3년간 세금을 체납한 사실이 없는 자영업자 등 모든 요건을 만족해야 하므로 다소 까다롭다.

종전에는 가공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업자에게만 2%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부과했는데, 올해부터는 가공세금계산서를 받은 사업자도 받은 금액의 2%를 가산해 부과한다. 5000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만 현금영수증을 발행하던 것을 올해부터는 최저 금액 기준이 폐지됐으므로 자영업자는 현금영수증 발행하는 것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자영업자가 창업 자금을 부모에게서 증여받으면 증여세 최저세율인 10%를 적용하는 기간이 2010년 말까지 연장됐고 자녀의 나이가 30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부모의 나이가 65세에서 60세 이상으로 올해부터 적용 범위가 폭넓게 적용된다.

자영업자가 사업비용으로 사용하고 세금계산서·신용카드·현금영수증 등을 수취하지 않고 간이영수증을 받는 경우 가산세를 부담하지 않는 기준 금액이 5만 원 이하이던 것이 올해부터는 3만 원 이하로 하향 적용된다. 이처럼 변경되는 세법 내용을 사업에 적용하면 그것이 바로 절세로 연결된다.

성해용·세무법인 정상 프랜차이즈 전문 세무사




이상헌·창업경영연구소장 icanbiz@hanmail.net